미국에서 개최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한국 기업과 미국의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공급망 협력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로봇, 자율주행, AI 팩토리(AI 기술을 활용해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공장)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업 간 ‘초대형 AI 동맹’을 맺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규모는 약 9500억 달러(약 1390조원)에 이른다. 엔비디아, 오픈 AI, 브로드컴,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 등 쟁쟁한 빅테크들이 한국 기업과의 관계를 강조하고 앞다퉈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AI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강력하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빠르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서밋에 참석해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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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대체 불가한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공급을 넘어 AI를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나라가 돼 세계가 함께 성장할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빠르게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글로벌 허브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등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다. 여기에 AI가 이식되면 피지컬 AI 시대를 맞아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피부에 닿는 현재로 만들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번 서밋에서 기업들이 제시한 대규모 공급망 협력과 투자는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다. 구체적으로 집행되고 실제 생산설비 건설 등으로 이어지려면 사업성 검토, 인허가, 착공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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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주저하지 않고 한국에 투자를 하려면 정부 차원의 인프라 지원이 시급하다. 반도체 생산공장,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등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전력과 산업용수를 필수적인 기반으로 요구한다. 혹 탄 브로드컴 사장이 만찬장에서 이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배경이 이것이다. 또한 규제·인허가 장벽을 낮춰야 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이 대통령을 만나 AI 데이터센터의 신속한 인허가 절차를 요청했다고 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이 속도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규제에 가로막히면 9500억 달러는 그냥 허공으로 증발할 수 있다. 여기에다 AI 생태계를 이끌 인력의 육성·확보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연구·개발 인력의 주52시간제 예외 등 ‘유연한 규제’가 열쇠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AI 패권경쟁은 기업에서 국가로 무대를 옮기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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